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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언저리까지 타이트하게 매어둔 넥타이가 조여온다. 칼같이 다림질한 셔츠의 칼라가 희미하게 떨린다. 꿀꺽. 나 자신의 침 넘어가는 소리와, 벽에 걸린 초침소리, 그리고 그보다 훨씬 빠르게 뛰는 내 심장소리가 남에게 들릴까 겁이 난다. 무릎 위에 양 손에는 어느새 땀이 쥐어진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 지, 수없이 생각해왔지만 역시 답은 알 수가 없다. 눈을 깜빡이는 것에 신경을 쓰니 대체 어느 때에 눈을 감아야 할지, 떠야할지, 얼마나 자주 깜빡여도 될 지 신경쓰이기 시작한다. 내가 너무 눈을 자주 깜빡이나? 눈물이 날 것 같다. 너무나 자연스러웠던 모든 것들이, 의식하는 그 순간, 부자연스러워져 버린다. 뻣뻣하게 굳은 명치께에서는 온갖 근육들의 긴장으로 인해 구겨져있는 위장이 비명..
닭다리는 이렇게 먹는거돠! 애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이지만, 저렇게 쌍커플이 싹 진 눈에 터질 것 같은 볼따구에 오물오물한 입술을 가진 이마가 톡 튀어나온 애기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하악하악하고 있다. 내 유전자와 조합해서 저런 애가 나오려면 인도인과 결혼해야 할지도... TistoryM에서 작성됨
얼마전 떨떠름한 일이 벌어지고 난 뒤에 택시를 탄 적이 있다. 하도 답답했었어서 아저씨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이 아저씨, 리액션이 참 좋다. 얼쑤절쑤 장단도 맞춰주고, 자기 얘기도 맛깔나게 해주신다. 그냥 참으로 솔직한 자기 이야기, 자기가 생각하고 느끼는 대로 날 것 그대로. 아저씨는 택시에 타고서 기본금을 줄테니 이야기를 들어달라며 우시는 손님도 모셔본 적이 있다고 하셨다. 상담 택시는 어떨까? 말하는 사람은 상담가의 뒷통수를 보고, 상담가는 내담자의 얼굴은 보지 않는다. 밀폐되어 있어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만 건물 안처럼 답답하지 않은 환경. 그리고 어딘가로 이동하고 있거나, 멈춰서있을 수도 있는 환경. 상담실까지 오기가 힘든 사람들에게 효과적일 듯 하다. 기본적으로 어디든 갈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