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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overs: The Great Wall Walk Abramovic / Ulay, 1988, 65'32''http://www.li-ma.nl/site/catalogue/art/abramovic-ulay/the-lovers-the-great-wall-walk/8754# Abramovic과 Ulay는 12년간 함께 살며 작품 활동을 해 온 누구보다도 가까운 예술의 동역자이자 연인이었다. 그들은 헤어지기로 결심했고 그 끝에는 무언가 특별한 '엔딩' 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중국 정부를 끈질기게 설득해서 허락을 받아낸 둘은 만리장성의 양 끝에서 시작해서 90일간을 쉬지않고 걸어 중간에서 서로를 만난다. 마지막으로 포옹을 한 뒤, 그들은 자신들 각자의 혼자로써의 인생으로 돌아간다. 영혼이 맞닿아 있었던 ..
뼈아픈 후회 / 황지우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바람에 의해 이동하는 사막이 있고 뿌리 드러내고 쓰러져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 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리는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돌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그 고열(高熱)이 에고가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 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젊은 시절, 도덕적 경쟁심에서 내가 자청(自請)한 고난도 그 누구를 위한 헌신은 아..
부담스러운 사람이 되고싶지 않아서 나는 갑이 되고싶단 생각을 했다. 갑이 되면 내가 부담스러워도 아무도 티를 못낼 거 아냐. 순수하게 사람과 만나고 아무 의도없이 막역히 친해지기에는 내가 나이를 너무 먹었나보다. 영양가있는 만남과 영양가없는 만남을 따지는 걸 혐오한다 말하면서도, 머릿속에서 무의식 중에 돌아가는 계산기는 애초에 멈출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나는 항상 순수하게 누군가를 좋아하고 싶었는데 그것조차 내 필요가 만들어낸 환상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되는 요즘. 나에겐 신이 필요한 것 같다. TistoryM에서 작성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