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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고운 자태. 박스부터 깔끔하다. 박스 안에 검은 천봉투 안에 들어있다. 누가보면 엄청난 걸 산 줄. 로고가 참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단어의 반복이 주는 안정적인 디자인. 튼튼하고, 카메라에 연결되는 삼각형 뒷부분에는 가죽이 덧데여져 있어 카메라를 보호한다. 으귝 - 처음에 손톱으로 끼우려다 손톱이 빠질뻔한 인간은 자신이 도구를 사용할 줄 아는 영장류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 RIP 펜. 한참 끙끙대면 누구나 넣을 수 있다. 보면 미소가 나오는 비쥬얼. 참 단단하게 생겼다. 카메라도. 케이스도. 스트랩마저도. 보다시피 rx1 개리즈 속사 케이스를 끼우면 아래쪽이 높아지기 때문에 얘가 서있지를 못한다. 개리즈 케이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유일한 불만. 하지만 핸드 스트랩을 밑..
저번에 인터뷰를 맡았었던 일흔 여덟살 어머님에게서 요즘 매일매일 카톡이 온다.내용은 주로 '행복하세요' '웃긴 동영상' 등등인데, 그 나이에도 카톡이며 이미지며 동영상이며 자유롭게 보내시는 어머님이 신기할 따름이다.오늘은 단오라고 어머님께 카톡이 왔다. 창포물에 머리감고 여름의 시작이니 몸 조심하라는 내용이 파란색 난과 주황색 새 그림과 함께. 문득,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이 났다.계절마다 먹을 음식이 있을 때마다, 이런 소소한 절기날이 올 때마다 할머니는 내게 '오늘은 동짓날이야, 단오날이야'하고 알려주시곤 했다.할머니가 살아계셨다면 나는 매일 할머니에게서 이런 카톡을 받았을까?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 매일매일 할머니의 카톡을 받을 수 있다면, 나는 조금 귀찮아하면서 할머니에게 답장을 드렸겠지."할머니도..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고추튀김: 만드는 법: 가을 고추 : 11월쯤 나오는 서리맞은 고추를 사서 꼬부라진거 아닌고 쭉쭉 바른거를 골라서 사. (재래시장 같은데에서 쏟아놓고 파는 거 중에) 길쭉길쭉 바른거를 산다. 이게 매운 고추면 소금 물에다 3일 정도 담궈논다. 큰 대야에다 찍어먹어봐서 간간한 정도로. 양파 망에다가 고추를 담아서 고추가 물에 안뜨게 눌러놓는다. 안매운 고추의 경우 반을 짝짝 가른다. 고기로 치면 하얀 거랑 속 씨를 뱃겨내지 않는다. 뱃겨내면 밀가루가 잘 안묻는다. 반질반질하니까 고추 겉에. 고추 속에 밀가루를 뿌린다. 밀가루를 고추에 하얘질 정도로 뿌린다. 문지르면 안됨. 그 담에 증기로 쪄. 밀가루가 투명해질 정도로 찐다. 대충 15분만 증기에다 찐다. 한 번 식히고 밀..
오랜만에 아빠랑 한시간이나 수다를 떨었다.요즘 아빠가 부쩍 유해졌다. 요즘 영 몸이 안좋으셔서 그런 모양인데, 한껏 다정해진 아부지가 좋으면서도, 맘 한 구석이 자꾸 와사비 먹은듯 찡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아빠는 스물일곱살에 미국에 갔다.나는 스물여섯살에 미국에서 한국에 왔다.아부지는 일주일에 5팀의 과외를 했던 4년간의 군복무 기간과 집안 식구 모두를 먹여살리던 책임과 부담에서 벗어나 자유와 기회의 땅으로 갔다. 아빠는 늘 남에게 차를 물려받아서 타곤 했는데, 그래서 늘 아빠가 폐차를 했단다. 아빠가 얼마나 많은 차를 폐차했는지 모른다고.그런데 아빠가 마지막에 타던 차가 독일제 차였던 카프리였다고 한다. 지역 신문에서 광고를 보고 500불에 산 그 차는 비록 낡은 차였지만, 참 튼튼해서 그 차를 타..
낮에 비어있는 집의 공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아무런 쓸모없이 빈 채로 하루의 반 이상을 비어있는 집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하면 활용할 수 있을까? 카페를 만들면 좋지 않을까? 그럼 누가 내 물건을 다 들춰보면 좀 부끄러워서 안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집이 내게 소중한 것은 집이 나를 기다려주는 시간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다 돈인 그런 세대를 사는 우리에게 있어 기다림이라는 것은 얼마나 낭비로 느껴지는지. 우리는 누군가가 오 분, 십 분만 약속시간에 늦어도 기분이 상하고, 나의 한 시간 두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늘 투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집은 늘 우리를, 이 자리에서, 조금도 변하지 않으려 애쓰며 기다리고 있다. 햇볕이 훑고 지나간 후 그림자가 지는 그 시간까지. 그는 그렇게..
요즘엔 필수가 되어버린 교정.교정 후에 환골탈태하는 사람이 정말 많기 때문에 분명 의미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버뜨 그러나 교정에는 몇 가지 괴로움이 있는데, 흔히 잘 알려져 있는 괴로움은 '발치의 두려움' '교정기의 못생김 추가 효과' 등이 있는데, 그 외에도 사실 교정은 어려운 점이 많다.그나마 잘 알려진 부작용엔 아마 '통장에 구멍이 난다' '철길이 아프다' 등이 있을 것이다.그래 그 정도는 나도 예상했다.하지만 교정 시작 한 후에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부작용들이 나타났는데, 아마 교정인이라면 폭풍 공감할 곁다리 부작용 세 가지를 소개한다. 1. 입 안에 구멍이 뽕뽕교정기를 달면서 얼굴에 못생김이 덧칠해질 것만 생각했지, 교정기 자체가 이렇게 아플 줄은 몰랐다. 사실 교정기가 하는 역할이 치아를..
Favorite Food Photographers- 음식 사진 예술가들의 세계 Ania Wawrzkowiczhttp://www.ania.photography/ 아 정말 예술가는 다르긴 다르구나.색감이나 구도나.탁월하다. 그 외의 다른 사진들도 화려한 색감이나 폭발적인 구도가 돋보인다.저 메추리알 노른자 분리해 놓은 것을 보시라. 후덜덜. 언뜻 난잡해 보이지만 굉장히 잘 균형잡혀 있는. 배경의 색도 왼쪽 위의 푸른 계열의 색부터 오른 아랫쪽은 따듯한 색감의 나무이다.예전부터 저 더러운 브러시를 보면 못참고 좋아해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 내 브러시가 저렇게 되면 조금 짜증. 벽돌이 어쩜 이리 섹시할 수 있나.거친 질감의 표현과 벽돌 구멍 사이사이로 비춰들어오는 빛들이 감각적이다. 대담하지만 모범적인, ..
Once - Glen Hansard + Marketa Irglova Part of me had died나의 일부는 죽어버렸어Won't return돌아오지 않을 부분이 And part of me wants to hide그리고 어떤 부분은 숨고 싶어해 The part of me that's burned 타버린 어떤 부분들이 Once, once 그 때, 그 때에는 I knew how to talk to you 나는 너와 말하는 법을 알았지 Once, once 그 때엔, 그 때에는 But not any more 하지만 더 이상은 그렇지가 않아 Hear the sirens, call me home 나를 부르는 사이렌 소리가 들려 Hear the sirens, call me home 집으로 오라는 사이렌 소리가 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