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내가 나이가 아주 많아지면. 그래, 그래서 온 몸이 둔해지고 행동이 달팽이마냥 굼떠지면. 그러면 감정도 느리게 느껴질까. 내가 고개를 돌리는데 더 드는 시간만큼, 내가 한 걸음을 옮기는데 더 드는 시간만큼, 내가 허리를 곧추세우는데 더 드는 시간만큼, 나는 더 낮고 더 느린 것들을 볼 수 있게 될까. 그래서 지금 내 머릿 속을 뛰어다니는, 어쩔 수 없이 한없이 반추되어지는 생각들이 서로 엉글어지고 굳어져서, 서서히 한덩이로 침잠하게 될까. 어서 그 날이 왔으면 좋겠다. 내가 더 이상 무엇이 되지 않아도 되는, 더 이상 애쓰지 않아도 되는, 그저 하루를 온전히 더 살아내는데만 집중하면 되는, 그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카테고리 없음
2015. 4. 25. 02:36
누군가
나의 별 거 없는 소소한 이야기를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들어줬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가 그럴 것이다.
카테고리 없음
2015. 4. 21. 20:25
여자와 남자가
서로를 만나러 꾸미고 나간다는 것, 이 얼마나 쑥쓰러운 장면인지.
카테고리 없음
2015. 4. 10. 1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