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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본문
고가의 카메라나 렌즈가 고가인 이유는 보통, 약점이 없기 때문이다.
어두운 실내에서도 무리없이 찍히고, 먼 거리에 있는 것도 선명하게 나오고, 빛이 너무 많을 때도 과노출이 잘 되지 않는다던지, 코너의 왜곡이 없다던지.
무언가 특출난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어느 상황에 놓이든 안정된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는 경우에 가격이 급상승하게 된다.
누군가를 소개시켜줄 때에도 비슷하단 생각을 했다.
이 사람 얼굴은 정말 예쁜데 성격이 너무 예민하다던지,
능력은 정말 좋은데 대머리라던지,
그런식으로 특출난 능력이 있어도 눈에 띄는 약점이 있다면 선뜻 소개시키기가 어렵더라.
어느 부분에서나 모난 부분없이 평타 이상 치는 사람들이 날고 기는 특출난 모난 사람보다 주가가 높은 경우를 종종 보는데 아마 그런 이유에서가 아닌가 싶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누군가를 소개시켜줄 때의 이야기. 약점이 좀 있어도 그 매력에 빠져 그 모든 약점에도 불구하고 늘 집어들게 되는 나만을 위한 카메라가 있듯이, 사람 역시 단점이 단점으로 느껴지지 않는 내 사람이 있게 마련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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