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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본문
죽음과 백미러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늘 보이는 것보다 가까이에 있다는 점이다.
세월호를 통해 고등학교 동기 하나를 잃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번에는 판교 사고를 통해 중학교 동기 하나가 희생되었단 이야기를 들었다.
신문에 커다랗게 나있는 사망자 명단에서 단박에 그의 이름이 보였다.
기분이 정말로,
이상했다.
현실감 제로. 분명 내가 아는 사람인데도 그녀는 어느새 숫자의 일부가 되어있었다.
수영을 하다보면 물안경이 뿌얘지고 귀에 공기막이 생겨서 앞은 초점이 전혀 맞지 않고 웅웅한 물이 내는 마찰음만 들리는 시점이 온다.
그렇게 시각과 청각이 반쯤 마비된 듯한 상태로 한참 트랙을 돌다보면 그냥 아무 생각도 없어진다.
그런 멍한 상태가 좋아서 한동안 수영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요즈음 죽음에 대해 들을때면 그러한 멍한 기분이 든다.
물안에 있는 듯한 멍한 기분.
무엇을 느껴야 할지 무엇을 생각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러면 안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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