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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을 했다. 본문
우여곡절 끝에 논문을 쓰고 내고
기묘하게 취직을 하고
어설프게 졸업도 했다.
이 모든 것이 한 달 사이에 이뤄졌다.
멈추어서서 옆을 둘러보기 전에,
감사할 새도 슬퍼할 새도 없이
모든 순간들이 달려나갔다.
그래서 요즘 기쁘지 않나보다.
닥쳐온 것들을 그저 겨우겨우 막아내는 정도라서.
맑은 정신으로 살고 싶다고 몇 번이나 생각하지만,
그러기에 너무 지쳐있는 것 같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쉴 수 있는지 그 방법조차 몰라서
회복이 되긴 하는건지.
언젠가는 무엇인가에 몰두하는 그 기쁨을 다시 누릴 수는 있는건지.
누군가를 만나면서 진심으로 전율하고 기뻐하고 소통하는 순간들을 마주할 수 있을런지
그런 것들이 자신이 없어지는 밤이다.
방은 내 마음속만큼이나 어지럽고
무언가 크게 기쁜 일이라고는 없는데
신경을 건드리는 일은 잔뜩이다.
그리고 뭣보다 몸이 자꾸 아픈 게 힘들다.
집에 와서 몸이 아프지 않은 순간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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