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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부턴가 요행만 바라는 겁쟁이가 되어있었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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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부턴가 요행만 바라는 겁쟁이가 되어있었다.

노아. 2016. 1. 4. 02:22

언제부터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는 언제부턴가 뭐든 대충 하려고 마음먹은 것만 같다.

정말 열심을 내서 차근차근 배울 생각은 하지않고, 지름길, 더 빠른 길, 더 쉬운 길, 더 울퉁불퉁하지 않은 길만을 가려했다.

내게 있던 몇 안되던 좋은 캐릭터 중 하나는, 요령이 없어도 끈질긴 것이었는데, 

나는 어느새 요행만 바라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글 하나를 읽어도 정독하는 법이 없고, 남이 보낸 메세지도 대충대충 읽어내리고 옆으로 치워버리기 일쑤다.

빨리 가기 위해 노란불에는 악셀을 밟는 것이 버릇이 되어버렸다.

지금 이 글 하나를 완성하는 것도 버겁기 그지없게 느껴질 정도이니 원. 


그렇게 나는 빛좋은 개살구 같은 사람이 되었다.

스펙만 예쁜 고깃덩이가 되었다.

실력은 없이 구멍이 뻥 뚫린 치즈같은, 알맹이가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책임지는 것은 극도로 피하는,

원하는 것도 바라는 것도 없는, 싫어하는 것만 가득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반짝이는 시절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나는 열정없는 사람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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