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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노아. 2015. 3. 3. 12:31

1.


하하. 무언가 생각털이를 하려고 노트북을 켰다가 이걸 보고 그냥 다 잊어버림.





오늘 분명 웜이랑 같이 요즘 왜이리 우리 사유도 사색도 없나 하고 한탄했는데 말이다.

There are just too many distractions everywhere!



2.


내가 인생영화라고 생각하는 쇼생크 탈출에 보면 주인공의 모든 인생을 나레이션 해주는 '레드'가 나온다.

(물론 레드 역을 맡은 사람은 모건 프리먼이다. 모건프리먼모건프리먼모건프리먼 이건 3번에서 말하자)

레드는 종신형을 선고받은 죄수이다. 그는 그 감옥 안의 모든 '흐름'을 알고있다.

어느 물건이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지, 누구는 누구와 어떤 관계인지, 어디서 어떤 물건을 찾으면 얻을 수 있는지 같은 것들 말이다.

그는 감옥 안에서 편안했다. 

그에게 있어 감옥이란 철창은 자유를 가로막는 철창이 아닌 어느새 그를 보호하는 울타리가 되어있었다.

그러나 그런 그가 생각지도 못하게 퇴소하게 된다. 그는 세상에 처음 발을 내딛는 어린아이처럼 두려워하며 철창 밖 세상으로 나간다.

다만 그에게는 어머니처럼 그를 보호해주고 그가 성장하기를 기다려줄 보호자가 없다. 

겨우겨우 마트에 취직을 하는데, 감옥에서의 만물통으로 통하던 그는 이 곳에서 그저 어리버리한 덜떨어진 직원이다.

화장실에 갔다와도 되냐고 묻는 그의 질문에 마트 점장은 '그런 것도 스스로 못하냐'며 타박을 주는데, 그에 대해 그가 마음으로 읊조리는 말은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

'감옥에서 살아온 세월은 나를 간수의 허락없이는 오줌 한 방울 짜낼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에게 있어서는 오히려 세상이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감옥같은 곳이었다.


자유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인데, 그냥 학교에서 뭐든지 다 알고있는 듯한 민각기를 보며 잊고있던 그가, 그리고 그 영화를 보며 생각했던 자유에 대한 개념들이 떠올랐던 것 같다.




3.


누군가 킹스맨의 리뷰에 "젠틀하고 매너있게 약빨은 영화" 라고 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유튜브 비디오 중 하나인 이 True Facts About Morgan Freeman 역시 성스럽고 감동적이게 약빨은 영상이라고 할 수 있곘다.





The first time he saw himself crying in the mirror he became old. He remained that way in his whole life.

빵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

요즘에 나는 글을 참 많이 쓴다. 
말도 많다.
끊임없이 쏟아내고자 한다.
가만히 있지 못하고 자꾸 여기저기 시선을 뺏긴다.
불안해서 그런건지,
마음을 어찌 추스르지를 잘 못한다.
분명 잘 해내고 있는데
아직도 갈 길이 잘 보이지 않는 듯이 느껴진다.

주일에 교회에 갈 때마다 목사님이 하시는 말씀이 있다.
'예배는 나와 주님의 위치를 확인하는 시간이다' 고.
하나님이 공급자라고 말하는 것은 내가 공급받는 자라고 인정하는 것과 같다.
하나님이 명령하시는 자라고 말하는 것은 내가 명령받는 자라고 고백하는 것과 같다.

나에겐 퍽 어려운 개념이다.
그리고 공급을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게 못내 자존심이 상했다.

하지만 삶에 있어 나의 노력과 운과 실력과 인맥을 모두 동원해도 안되는 일이 많다는 걸 이제는 안다.
그런 일을 마주해서 한없이 쪼그라드는 나를 볼 때마다,
애초에 내가 상할 자존심이라는 것의 실체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나는 내 인생을 책임질 수 없다.
선택은 내가 하지만 결국 그에 대한 결과에 대해 온전히 책임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다시 납작하게 엎드려진다.
그리고 나의 한계와 나의 바닥에서 다시 겸손하게 무릎을 꿇는다.

겸손하게 된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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