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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 모두에게 완자가 리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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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 모두에게 완자가 리뷰

노아. 2015. 2. 16. 01:58
완자에게는 애인이 있었다.
십대 시절부터 사귀어 8년이란 시간을 함께 한 애인.
예민하고 능력있고 자신감 넘치는 야부와 둔하지만 배려많고 정많은 완자는 서로를 많이, 많이 사랑했다.

<모두에게 완자가> 는 우리 모두에게 완자가 들려주는 그런 소소하고 평범한 사랑이야기였다.

다만 다른 사랑 이야기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그건 완자와 야부가 둘 다 여자라는 점.

요즘은 참 동성애자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드라마도 있고 영화도 있고.
그렇지만 보통 그런 동성애자에 관한 이야기들은 보통 게이에 대해 다루는 경우가 많다. 아마 실제로 레즈비언보다는 게이의 수가 많은 것도 있을 것이고, 그 밖에도 그런 컨텐츠를 소비하는 계층이 상대적으로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적거나 남자간의 사랑에 판타지를 가지고 있는 여성들이어서 일지도.

<모두에게 완자가> (이하 모완) 가 좋았던 것은,
흔하지 않지만 정말 평범한 레즈비언 커플의 이야기였다는 점이었다.
동정표를 얻으려 하지도, 마냥 좋기만 하다고 포장하거나 동성애를 광고하려는 의도보다는, 그저 담담하게 본인의 연애담과 생각들을 풀어나간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달았던 댓글 중 하나가 바로 그런 부분에 관한 언급이었다.
'동성애자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알았어요'

그들도 사랑을 하는 인간이라는 것쯤이야 알았지만,
상처받으면 아프고, 가족과 형제에 애틋하고, 고민하고 두려워하고, 애인에게 질투하고 잔소리해대는 그런 '우리와 똑같은' 존재라는 것은 낯설은 개념이었었나보다.
모완의 재치와 담담함은 그래서 드물었고, 가치있었다.

그런 모완이 지난 몇 년간의 연애를 접고 완결이 났다.
모완에서 그려진 동성애와 사람들의 동성애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대해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사실 이 글은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끄집어낸 글은 아니다.

사실 나는 이 옆집사는 친구같이 한없이 평범하고 사랑스러운 완자작가의 이별 때문에 이 글을 쓰고있다.

8년 간의 연애 끝에 완자와 야부는 헤어지기로 합의했다.

아마 모두가 많이 궁금해할 것이다. 대체 '왜?'
늙어서는 야부와 함께 펜션을 운영한다고 했었잖아요.
헤어지는 마지막 날까지도 서로 많이 사랑한다고 했었잖아.
그런데 왜 헤어지는거야 왜?

사실 사람들은 정말 헤어지는 이유가 궁금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이유를 우리가 듣는 들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이 있겠는가. 무언가 해결할 수 없기에 그들은 사랑함에도 헤어졌을테고, 그 결정은 누구보다도 그들이 피하고 싶었을 결정이었을테니. 아마 되돌릴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겠지.

그래서 꼭 그 헤어진 이유를 알고 싶다기보다는.. 지난 몇 년간 바로 내 친구의 이야기처럼 들어왔던 그들의 이야기가 끝나버렸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고 납득하기가 그냥 쉽지가 않다.
우리가 이럴진대, 그 둘은 마음이 어땠을까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우리는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하는 쳇바퀴를 돈다.
그 중 가볍게 스쳐지나가는 인연도 있을 테고, 너무 아파서 차마 사랑이라 말하고 싶지 않을만한 지독한 굴레도 있을 것이다.
크던 작던 모든 만남은 우리에게 족적을 남긴다.
그것이 아픔이건 상처건 결국 우리는 그로부터 성장하게 된다.

여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했더라도 그것은 같은 것이다.
다른 이별들보다 한끝도 덜 아프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의 이별과 함께 모완도 길었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본인의 생활을 오픈하는 만화였기에, 이별까지도 그려내야만 했던 완자 작가의 용기와 멘탈에 다시 박수를 보낸다.

완자도 야부도
또 새로운 사랑을 언젠가 만날 때까지, 너무 지독하게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란다.
그리고 완자 작가가 또다시 종알종알 이야기를 들려주기를 기다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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