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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다가 아빠와 누가 더 서로를 괴롭혔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처음엔 분명 꽤나 귀여운 느낌으로 니가 더 날 괴롭혔네, 내가 널 괴롭혔네하고 투닥거렸던 것 같은데, 그게 계속되다보니 화가 났다. 내가 아빠에 대해 쌓아온, 맹목적인 수준의 분노가 올라왔다. "아빠가 내게 상처준 게 얼만줄 아느냐, 내가 얼마나 괴로운 지 아냐" 고 말하니,"이제 그 얘기는 그만하자." 며 아빠는 늘 그렇듯 나의 활활 타오르는 눈을 외면하고 디저트는 없냐며 시덥잖은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이 말은 항상 내 안에 작은 이성의 전구의 퓨즈를 나가게 하는데, 그게 딱 끊어지는 순간에 머리가 핑 도는, 피가 거꾸로 쏠리는 듯한 그 느낌은 정말 감당하기 어렵다.예전에 몇 백번 정도 "이제 그 얘기는 그만하자"고 할 때 그만두..
"실존주의자들은 홀로 있음의 경험이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한 조건의 하나라고 가정한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추구하고 우리의 독자성을 경험하면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인다. 고립감은 우리가 우리 자신의 확신을 위해서 어떤 사람에게도 의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생긴다. 즉 우리는 각자 홀로 우리의 삶에 의미를 부여해야만 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홀로 결정해야 한다. 우리가 홀로임을 참아 낼 수 없으면서 어떻게 나와의 만남을 통해 어느 누군가가 충만해지기를 기대할 수 있겟는가? 우리는 타인과 견고한 관계를 맺으려고 하기 전에 자신과 그러한 관계를 가져야만 하며, 자신에게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는 진정으로 다른 사람의 곁에 설 수 있기 전에 홀로 설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