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s
Recent Comments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

공간 본문

카테고리 없음

공간

노아. 2015. 7. 25. 20:59


어릴 때부터 나의 좁은 공간 사랑은 각별했다.
속상한 일이 생길 때면 으레 좁고 어두운 곳을 찾았다.
지금의 장군의 기상을 가진 어깨가 다 발달하기 전에는 옷장이나, 방의 구석, 요로 만들어놓은 나만의 요새로 기어들어가서 숨어있는 것을 좋아했다.

좁은 공간은 나를 감싸고 나를 보호했다.
조용한 소리는 예민해진 날 진정시키고
어두움은 나를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가려주었다.
보근보근하게 발에 채이는 촉감.
눈물로 얼룩진 얼굴도 받아주는 베개.
그리고 무언가 비어져나간것만 같은 가슴을 채워주는 그 푹신한 이불들.

좁은 어둠은 나를 받아주었고,
가장 추레했을 내 얼굴을 가리워주었다.

지금도 나는 나만의 공간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누구도 침범하지 않는' 보다는 '누구도 내 허락을 받아야 침범할 수 있는' 내 공간.

그래서 나는 차 문을 닫을 때가 좋다.
차의 문을 닫는 순간에 느껴지는 그 바깥과는 비교도 안되는 조용함과, 내 손길에 의해서만 움직이고 조종되는 모든 버튼들. 그리고 안식감.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유로움.

내가 발을 딛는 모든 공간이 내 공간처럼 느껴진다면 좋으련만,
아직도 나는 약해서,
내가 숨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려 아등바등한다.




Comments